■포털미디어 내비케이터(황순구/황금분할/2008년)
포털사이트 야후코리아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뉴스서비스를 시작했다. 단순히 검색을 통한 관문역할만 했던 포털.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포털은 미디어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언제 이 변화가 그칠지, 또 다른 형태로 변할지 예측할 순 없다. 하지만, 신문․방송이 긴장하고, 대책마련에 분주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최근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변화를 근본적으로 이끌만한 ‘무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저자 황순구 선배는 한겨레 기자를 거쳐 약 4년 동안 포털사이트 네이트 뉴스편집팀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기획재정부 미디어기획팀장을 맡고 있다. 황 팀장과 인연은 딱 한번. 2006년 온라인신문협회 포털TFT를 하면서 만난 것이 전부이다.
이 책은 저자가 얘기했듯이 관찰자의 입장에서 현재의 포털사이트가 미디어로써 갖고 있는 영향력과 뉴스시장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포털 10년, 미디어생태계를 어떻게 바꿨나.
◇포털에서의 뉴스 소비=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용자들 대부분이 뉴스를 봤다. 어디에서? 포털에서. 2003년을 전후로 언론사를 추월한 포털. 포털 뉴스로 인해 △누가 기자인지 △무엇이 뉴스인지 △어떻게 취재할 것인지 △어떻게 쓸 것인지 △누가 편집할 것인지 △어디에 배포할 것인지 등에 대한 표준이 바뀌고 있다.
포털뉴스는 뉴스의 생산, 유통, 소비가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 프라임타임뉴스가 아닌 리얼타임 뉴스로 변화고 있다. 최근 풀브라우징과 와이브로, DMB 등으로 뉴스를 보는 공간적 제약마저 사라지고 있다.
◇네티즌, 새로운 가치의 원천=포털은 네티즌들이 기사를 읽은 행위를 기계로 집계해 거기에 가치를 부여한다. 대표적인 예가 ‘많이 본 기사’ 리스트이다. 사람들은 남이 본 정보를 자신도 알아야 한다는 심리가 있다. 바로 선거에서 우세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를 노린 것이다. 또 수없이 달린 댓글로 논쟁이 되고 있는 기사들도 비슷한 가치를 만들어 낸다. 이왕이면 많이 달린 댓글 기사에 이용자들도 댓글을 달고 싶어한다. 편집자체를 이용자들의 추천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 딕닷컴(digg.com)이 대표적. 이른바 집단지성을 이용한 셈이다.
‘블로거는 이력서나 명함보다 강력하다’는 명언이 있듯이 전업블로거가 늘어나면서 기자들과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다. 시민기자나 블로그의 글을 포털이나 언론사에서 구입하는 사례도 있다. 2008년 5~6월 촛불집회에는 일반인들이 노트북과 캠코더를 들고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강력한 힘을보여주기도 했다.
◇언론, 포털, 그리고 미디어 컨버전스=2008년 7월 포털 네이버에 기사를 공급하는 언론사는 모두 112개다. 다른 포털들도 대체로 60~80여개 언론사의 기사를 받고 있다. 포털은 매체의 블랙홀인 셈이다.
그러나, 포털의 선정성(편집)과 공익성(저널리즘)은 해묵은 숙제처럼 따라 다닌다. 최근 언론사 홈페이지의 선정성도 문제가 되지만, 주요 이슈는 포털의 선정적 편집에 국한된 느낌이다. 모든 언론사가 포털의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여전하고, 사회적 의제권 설정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거나, 온라인 콘텐츠 유통망을 장악해 창의적 실험적 콘텐츠 생산집단의 출현을 막고, 네티즌 여론을 획일화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신문과 방송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신문들은 전자종이신문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종이가 막 구기거나 다시 펼 수 있고, 속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충전없이 수십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미디어, 인터넷, 통신의 경계는 이미 모호해졌다. 방송이 인터넷으로 휴대폰으로 송출된다. 신문은 인터넷이나 TV로도 볼 수 있다. TV로는 게임이나 영상통화도 할 수 있다. 콘텐츠는 특정미디어에 종속되지 않는다. 소비자와의 니즈를 이해하고, 접점을 장악하는 것이 미디어 컨버전스 시대 승리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