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0일
올해 인터넷뉴스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네이버의 ‘뉴스캐스트’였습니다. ‘포털 지존’ 네이버 메인화면을 과감하게 언론사들에게 개방하면서, 포털뿐 아니라 언론사 사이트도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선정적 뉴스 편집 등을 견제할 목적으로 ‘옴부즈맨’제도를 도입, 일부 언론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인터넷뉴스 편집과 유통을 둘러싸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그 향배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뉴스캐스트 운영 10개월, 뭘 남겼나
뉴스캐스트는 인터넷업계에 ‘빅뱅’이라고 불릴만큼 대단히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일단, 언론사들의 트래픽 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마이너 종합일간지와 인터넷신문들이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입었습니다.
코리안클릭 기준으로 상위 40위권 사이트 안에 뉴스캐스트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포진한 것은, 뉴스캐스트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들 언론사들은 100위권 안에도 쉽게 진입하기 어려웠던 것이 불과 1년전의 일입니다.
온라인 뉴스의 정보이용량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NHN 홍은택 미디어&편집 그룹장은 한 인터뷰에서 “네이버가 단독으로 운영할 때의 뉴스캐스트 영역(뉴스박스) 트래픽이 3천 200만 클릭에서 1억 9천만으로 늘어났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의 트래픽이 47개 언론사에게 추가로 나눠졌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렇듯 트래픽이 늘어난 언론사 사이트를 중심으로 온라인광고가 활성화되는 계기를 만든 점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트래픽이 늘어난 만큼 광고수익 등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광고주와 대행사 중심의 광고주도권을 일부 언론사가 가져가고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입니다.
광고주와 대행사의 뉴스캐스트 운영 언론사의 지면확보 경쟁이 여전히 치열한 상황입니다. 물론 늘어난 트래픽을 유지하기위한 서버나 네트워크 회선비가 매월 만만치 않게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언론사가 만족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시행으로, 뉴스부문 트래픽을 상당히 잃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직접적인 뉴스편집으로 인한 선정성, 댓글 등 명예훼손 이슈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훨씬 자유로운 행보가 가능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 비판의 칼날은 오히려 언론사들을 겨누고 있는 형국입니다. 절묘한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론사 vs 네이버’ 승자는 누구?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제도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기본형을 14개 언론사로 제한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언론사들은 즉각 ‘네이버가 언론사 줄세우기’를 한다며, 뉴스캐스트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당시, 네이버가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속도 등 기술적인 문제였습니다.
뉴스캐스트가 시행되고 나서, 본격적으로 선정성, 광고성, 낚시성 기사 제목들이 불거져 나왔습니다. 일부 언론사들은 취약한 하드웨어 때문에 사이트가 다운되는 사고(?)를 겪었지만, 수십개 언론사들이 일정한 구역에서 경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자극적인 제목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이 와중에 한 언론사는 급기야 뉴스캐스트 ‘철퇴’를 명받아야 했고, 약 3주동안 뉴스캐스트 기본형에서 배제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제휴평가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이었지만, 언론사를 향해 ‘본보기’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후에도 네이버의 모니터링 자료를 둘러싸고 언론사와 네이버간 신경전은 계속돼 왔습니다.
지난 10월 하순, 뉴스캐스트 기본형에 IT, 스포츠, 영자 등 전문지를 중심으로 기본형 매체수가 36개에서 47개로 늘어났습니다. 선택형까지 합하면 73개로 늘어났습니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더 많은 언론사들에게 첫화면을 개방해 트래픽 이전을 통해 상생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지만, 트래픽 이탈을 우려한 기존 언론사들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참여언론사를 늘린다는 것은, 제한된 트래픽으로 언론사들끼리 나눠먹는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 기자는 뉴스캐스트로 인해 네이버의 ‘포식성’은 버렸지만, 어찌된 일인지 과거 종속 모델은 그대로 이어지고 언론은 어김없이 거기에 걸려들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뜨거운 감자 ‘옴부즈맨 제도’
이와 함께 기존의 제휴평가위원를 구성해, 뉴스캐스트 평가를 해왔던 것을, 옴부즈맨 제도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직접 언론사 뉴스캐스트를 평가할 수 있도록 제도화 했습니다. 네이버가 지난 2일 선정성과 낚시성 편집을 정화하겠다며 도입한 옴부즈맨 제도는 온라인신문협회를 중심으로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네이버는, 언론사들이 각사에 맞는 양질의 뉴스편집을 기대했었는데, 언론사간 트래픽 경쟁 등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항의와 불만은 급증했다고 맞섰습니다. 이로인해 언론사와 네이버간 작성한 운영원칙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온신협은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한 것은 언론에 대한 또 하나의 검열로 해석할 수 있으며 편집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정짓고, 기사를 통해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성동규 교수도 기자협회보 칼럼을 통해 “기사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있는 네이버가 이 제도를 운영할 경우 자칫하면 임의적으로 내용을 평가함으로써 편집권을 침해할 소지는 충분히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 교수는 네이버가 직접 편집해 제공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요즘 언론사들의 뉴스캐스트도 연성화되고 선정성 높은 기사들이 많이 눈에 뛴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둘 다 문제라는 얘깁니다.
옴부즈맨제도가 시행 3주째를 맞아 온신협이 16일 뉴스캐스트 일간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211건의 이용자 지적 중 137건(65%)가 ‘낚시성 제목(기사의 원제목과 다른 기사제목)’으로 집계됐습니다. 온신협은 이를 두고 “대다수의 언론이 종이신문의 기사를 인터넷에 옮겨 서비스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47건(23%)가 ‘특정기사의 불건전성’, 포괄적 항의 17건(8.1%) 등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옴부즈맨 카페회원은 545명, 실제로 카페에 글을 남긴 건수는 126개에 불과해, 네이버 이용 네티즌들의 대표성과 본래의 의도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뉴스캐스트’ 지금처럼은 안 돼
언론사들이 포털, 특히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물고 늘어지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대체가능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언론사 트래픽 중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유입이 절대적이고, 일반적으로 네이버가 주는 콘텐츠 이용료가 타 포털사이트의 그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론사에 있건 포털사에 있건 간에 뉴스캐스트 뉴스편집의 선정성과 낚시성 제목의 우려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그래서, 뉴스캐스트 초기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네이버와 언론사간 공동 운영원칙을 제정하고 자정노력을 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온라인뉴스 편집 데스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정노력은 물론이고, 뉴스캐스트 편집원칙을 공개하자는 심도 깊은 논의도 있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네이버와의 뉴스캐스트 이용에 계약서 이외에도 자체적인 내부기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몇 군데 언론사를 비교해 본 결과, 내용은 정말 비슷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선정적이며 자극적이고 낚시성 제목을 달지 않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실행입니다. 실행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용기는 곧 독자들의 신뢰가 쌓이고, 저널리즘의 지평을 넓혀 갈만한 충분한 시간동안 언론사가 꿋꿋이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결국, 인터넷뉴스가 가십거리와 연예 콘텐츠로 장식될수록 그렇지 않아도 척박한 한국의 온라인 저널리즘은 점점 더 설 땅을 잃어갈 것입니다. 포털이 취하고 있는 전략이전에 뉴스캐스트가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려면, 단순한 트래픽 경쟁을 지양하고, 퀼리티 있는 뉴스를 생산하고 집중하는 언론사의 노력이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